탐인(探人) 정운현의 '역사와의 대화'


"삶은 99.9% 고해다. 하지만,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 '도시건축가-멀티인간-블로거 정치인' 김진애의 블로그입니다."




자신의 블로그를 이렇게 소개하는 사람은 여성건축가 김진애(56) 박사입니다. 늘 이름 앞에 꼬리표가 붙어다닐 정도로 이름을 날렸죠. 즉 20대엔 '여성' 서울공대생, 30대엔 미 MIT 박사, 40대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차세대 리더 100인' 등으로 말입니다.  


현재 김 박사는 '건축가'를 넘어 도시설계, 환경, 정치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박사가 그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기본 무대는 바로 블로그입니다. 작년초부터 블로그를 시작한 그녀는 자신의 전공분야는 물론 시사 분야로까지 지평을 넓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진애 박사 블로그 - 사람, 공간 그리고 정치)



한 예로,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정책(4대강살리기 포함), 시청광장 활용반안 등에 대해서는 자신의 전공지식을 마음껏 살려 개성있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그밖에 시사문제나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명랑 발랄한 소녀'라는 별명처럼 거침없이 자기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는 그녀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블로그라는 매체가 가진 특장 때문이기도 하지요.


블로그를 시작한 후 "백일엔 감탄하고, 첫돌엔 예찬하고 이제 18개월이니 성찰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김 박사는 전형적인 블로거 체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두고 긍정적 인생관을 가졌고, 또한 '유쾌론자'라고 자평하는 김 박사는 장황한 질문에 답변하는 것조차 유쾌했다고 합니다. 그럼, 김 박사와의 문답을 한번 보시죠^^
 



* 참고로 '탐인'은 '블로거'의 대체용어로 제가 지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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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인터뷰중인 블로거 김진애 박사

- 자기소개를 좀 부탁드립니다. 경력, 관심사 등을 자유롭게 써주십시오.
"1남 6녀 중 셋째. 어렸을 적, ‘넌 참 이상하다’, ‘00차고 나왔더라면’ 소리가 정말 듣기 싫어서 어릴 적 한동안 입을 닫고 살았지요. ‘여자가 무슨 공대냐 공대?’ 소리를 무릅쓰고 서울공대 들어가서 800명 중 유일한 여학생, 그것도 7년 만의 여학생이라고 연극 무대에까지 의무 복무했답니다. 여자화장실 없던 서울공대에서 남자화장실을 드나들어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서울공대의 전설’이라고 하더이다. 


나름 꼬리표가 많이 붙었던 셈인데, ‘20대엔 서울공대생, 30대엔 MIT 박사, 40대엔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차세대 리더 100인’ 등이지요. 50대에는 몇 기자들이 붙여준 ‘블로거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맘에 듭니다. 꼬리표에 매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 대학 다닐 때 건축학과에 여학생이 한 명 뿐이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인문-사회계 대신 이공계를 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어릴 적 우선목표였던 ‘내가 벌어서 살 거야!’에 맞을 것 같아서 이공계를 택했고, 건축 전공은 ‘대개 수학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면 주변에서 권유’, ‘대개 남자들이 한다니까 어디 한번’, ‘공간추리력이 뛰어나서’ 등등이 작용했는데, 잘 모르면서 했지만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건축에서 도시계획으로 영역을 넓힌 것은 더 잘한 선택이었고, 제 성향과 바람을 충분히 깨닫고 선택했지요. 


건축과 도시는 역사와 미래, 자연과 도시, 사람들 사이, 기술과 문화를 넘나드는 속성이 좋고, ‘창조하는 원초적 기쁨’이 좋고,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행위라는 게 좋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인간사회의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게 역동적이라 매력적이지요. 다만, 건축도시 분야가 ’부정, 부패, 부실, 비리‘라는 ’ㅂ‘자 병에 시달리고, 지나치게 ’정치경제의 종속변수‘라는 현실은 전혀 몰랐었지요. 공부하고 실무하면서 점점 더 의식하게 되었고, 개혁 의지도 커졌고요."

- ‘명랑 발랄한 소녀’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어"느 네티즌이 그 별명을 붙여줬지요? 좋지요. ‘명랑’은 ‘긍정’과 통하고, ‘발랄’은 ‘도전’과 통하고 ‘소녀’는 ‘꿈꾸는 인간’과 통하니까요. 그렇게 살렵니다. 동료가 붙여준 ‘김진애너지’라는 별명도 좋아합니다. 관심사 많고 하는 일 많다고 붙여준, ‘멀티 인간, 르네상스 인간’이라는 말도 좋고요."

- 블로그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
지난 대선 끝나고 ‘드디어 해야겠다’고 2008년 1월 21일에 오픈했습니다. 진즉부터 하고 싶었는데, 참여정부 동안 발언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지요. 웹에는 익숙합니다. 아주 일찍 네티즌이 되었고 1998년부터 도시건축웹진 <아크포럼-ARCHFORUM>을 창간해서 최근까지도 운영했지요. 인터넷을 발견했을 때 ‘야호!’ 했었답니다. 제 생전 원하던 것, ‘바로 이거야, 이거!’."  

- 블로그를 하면서 제일 보람된 점은 무엇입니까?

"
스스로 에너지를 뿜는다는 게 가장 흥미롭지요. 오랜 동안 여러 언론매체들에 기고도 하고 출연도 했었지만, 기성 매체의 청탁 상황보다 얼마나 자유롭습니까? 스스로 주제 설정하고, 스스로 취재하고, 스스로 기사 쓰고, 스스로 댓글 달고, 게다가 ‘피드백’이 있어서 좋지요. 블로그는 ‘자기 훈련 매체’라 좋고요. 생각이 많이 정리됩니다. 주제 정할 때 특히 고민이 많이 되는데, 좋은 훈련입니다. ‘전파 효과’도 만만찮고, 소통 가능한 사람들을 확인하는 기쁨이 있고요."   

- 건축학 전공자로는 드물게 시사성 글쓰기를 즐기시는데, 특별한 동기라도 있습니까?

"
‘모든 사람은 기자’라는 <오마이뉴스> 기치에 동의하며, ‘우리 모두 시민’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인간의 세 얼굴인 ‘자연인, 전문인, 사회인’으로서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글쓰기가 필요하고 ‘시사’는 당연히 주제가 되지요. 지난 20여 년 동안 신문 칼럼을 꽤 많이 썼고 책도 20여 권 썼습니다.


나름, 세 영역을 넘나듭니다. 자연인으로서 사람 이야기와 인생 이야기, 전문인으로서 도시건축 이야기와 문화과학기술 이야기, 그리고 사회인으로서 시사 이야기지요. 글쓰기, 일하기, 인생도 그렇게 넘나들며 삽니다. ‘통섭의 힘’을 믿고, 궁극적으로 모든 것은 통한다고 생각하고, 넘나들기를 좋아합니다.


아마 제가 도시계획으로 영역을 넓힌 것도 사회에 관심이 많은 성향 때문일 것입니다. 고교 시절 사회학, 심리학 전공을 고려했었는데, 저의 모든 관심들이 도시에 수렴되는 게 참 즐겁고, MIT 시절에 정치경제학, 도시사회학, 계획학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논문 쓰면서 ‘미국 헌법 공부’도 했고요. 특히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저는 이공계 출신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습니다. 구체성과 논리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어서요. 말을 바꾸면, 인문사회계 출신에 대한 기본적인 의심이 있다고 해도 좋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나친 관념성에 대해서 비판적입니다. 물론 이공계 출신들이 잘 빠지는 ‘공돌이의 덫’, 예컨대, 도구화되는 성향, ‘왜, 무엇을 위해서?’를 잘 묻지 않는 성향에 대해서도 자주 지적합니다만.(신뢰와 의심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블로그 <도아의 사람 사는 이야기>, <’crete의 나라사랑>의 쥔장들이 이공계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분들의 시사 글쓰기는 아주 핵심을 짚어요. 여하튼 제 성향 상, 에두르고, 핵심 없고, 근거 없고, 논리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이고, 상투적이고, 목에 힘주는 언행은 질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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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박사의 블로그 상단 이미지

- 글쓰기만큼 말씀도 잘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사실인가요?(전 님의 얘길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

"
‘말과 글’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동시 칭찬을 받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잘 하려고 계속 훈련합니다. ‘이야기꾼 기질’과 ‘논객 기질’이 같이 있는데, 주로 방송매체에서 짧게 핵심을 짚는 논리형 말하기를 보셔서 그런 평을 하시겠지요. ‘어려운 주제를 쉽게 푼다, 흥미를 돋운다’는 평을 듣는데, 역지사지하는 소통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듣는 입장에서의 말하기’ 훈련은 크게 도움이 됩니다. 단점은 ‘말 속도가 빠르다’는 건데, 나이 들며 느려지고 있답니다.(아주 조금)^^" 

- ‘새벽형 인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신 적이 있는데요, ‘새벽’이 왜 일하기에 좋습니까? 또 그리 일찍 일어나시려면 저녁엔 대개 몇 시에 주무시나요?

"
‘새벽형 인간, 누구나 될 수 없다’ 포스팅이 대히트를 쳤었지요? 이명박 대통령께서 취임 초 하도 새벽부터 회의하시며 부산을 피워서 못마땅한 마음에 그 포스팅을 했었지요.


새벽은 ‘자신과의 홀로 대적’에 보내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도 나를 방해하지 않으니, 누구도 남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지요. 그래야 홀로 대적이 가능하니까요. 아이 둘이 된 삼십대부터 붙은 습관인데, 밤 10시∼11시 사이에 잠들고 새벽 4시∼5시 사이에 깹니다. 새벽에 서너 시간을 온전한 시간을 가지니 하루가 넉넉하지요. 낮잠은 필수입니다."  

- ‘블로깅 100일 분석’ 포스팅을 보면 상당히 만족스런 표정입니다. 그 이후론 어떻습니까?

"백일엔 감탄하고, 첫돌엔 예찬하고, 이제 18개월이니 성찰 사이클에 들어가 있지요. 다음 질문과 같이 답해보지요."

- 댓글이 ‘소통’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까? 특별한 정보를 얻은 경우도 있나요?

"
댓글은 ‘격려, 존재 인식, 찬반 확인, 네트워킹의 끈’ 이상의 것이 되기는 어렵지요. 어떤 댓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미 있는 소통을 하려면 댓글 이상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제 경우, 댓글의 기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네트워킹의 끈 기능’에 크게 감사합니다. 토론과 의견 교환과 어젠다 설정, 대안 설정 등은 블로그 기능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적어도 현재 블로그 기능으로서는요. 그래서 다른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웹을 통한 소통방식은 계속 새로워지고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요즘도 시사성 글쓰기가 어렵나요? 주로 무엇 때문입니까?

"시사 글쓰기는 항상 좌절감을 주지요. 20년 동안 시사 글쓰기 하면서 자주 겪었으니 그러려니 합니다마는,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는 ‘쇠귀에 경 읽기’ 현상이 워낙 심해져서, ‘허공에 흩어지는 메시지, 메아리조차 없는 단말마’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도 변화의 단초를 제시하기 위한 작은 노력을 그치지 않을 뿐이지요.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바람이 될 때가 있으니까요."

- 한 건의 포스팅을 위해 평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립니까?

"
주제가 잡히면 글은 빨리 쓰는 편입니다. 재미있는 현상은, 빨리 쓴 글이 많이 읽히고, 오래 시간 정성을 들인 글이 묻혀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거지요. 블로그 역시 ‘가벼워지는 언론, 선정성 강한 언론’처럼 되는 게지요. 그런 역학을 이해하면서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안에서 끓어올라 쓰는 글은 3∼40여 분 만에도 씁니다. 나름 기자 기질이 있지요? 편집에 10여 분 걸리고요. 직접 편집합니다. 평균은 2시간 정도? 수일 동안 붙드는 글, 수십 시간을 들이는 포스팅도 있는데, 묻혀버리면 아깝지만, 제가 애지중지하며 쓰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겠지요." 

- ‘들어야 할 자’들이 제대로 듣지 않을 경우 글쓰기에 지치지 않으세요?

"
지칩니다, 지칩니다. 정말 지칩니다. 특히 ‘대운하, 4대강, 서울광장, 인사문제, 미디어법, 인권, 표현의 자유’ 관련해서는 정말 지치지요. 지칠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려 노력합니다. 수많은 블로거들이 그런 심정이시겠지요. ‘내가 안 해도 누가 해주겠지’가 아니라 ‘나라도 해야 한다’는 심정. 참 성실한 블로거들이 고맙습니다. 요새 심층 자료, 특히 핵심 논거를 일반 언론보다 오히려 블로그에서 찾을 때가 많아요."  

- 하루에 최소 30∼50 블로그를 추천한다고 하셨는데, 주로 어떤 분야의 글을 즐겨 보십니까?

"
70%는 시사, 15% 사는 이야기, 15% IT 등. 시사를 많이 보는 것은 당연할 테고요, 사는 이야기 중에서는 ‘반려동물, 요리, 아이들, 교육이야기’를 잘 보고, IT는 블로깅, 신기술 등 소통 관련을 많이 보지요. 로그인하고 추천해야 기록이 남는 시스템이라 로그인하려고 무척 노력하는데, 까먹고 추천하는 경우가 많지요. ‘보림재’ 블로그도 여러 번 추천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기 블로거보다는 신진 블로거들에게 후한 추천을 하기도 하지요. 격려가 필요할 때이니까요."  

- ‘블로그 정신 7가지’ 가운데 “계급장 떼고 해야 한다”는 대목이 있는데,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자평하십니까?

"
‘계급장 떼고 한다’는 것은 모든 네티즌들이 그렇게 바라본다는 뜻 아닐까요? 웹 세계에서는 아무리 목에 힘줘도 누구도 안 알아주지요. 블로그 스피어에서는 ‘꼬리표’가 별로 후광효과가 없다는 점이 좋지요(물론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계급장 운운 내세우는 블로그는 일단 읽어보기조차 싫던걸요. 내공과 진정성으로 소통해야하는 그 기본적 평등 환경이 좋습니다."

- 죽기 전에 요리 책 하나 내고 싶다고 하셨는데, 가능할 것 같습니까?

"
가능할 것 같은데요? 죽기 전에 써야 할 책 리스트를 ‘필수권, 가능권, 노력권, 도전권’ 등으로 분류해 놓았는데, 요리책은 ‘가능권’에 들어 있답니다." 

- 정치 입문은 어떤 계기로 하셨나요? 선거에 떨어지고 나니 어떤 기분이던가요?

"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유명한 여자가 겪는 일이 정치권의 끊임없는 유혹인데요. 10여 년 동안 꿋꿋이 버티다가, 드디어 ‘해볼 만하다' 싶어지는 때가 되어 제 발로 들어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큰 격려를 받았고,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용산 지역선거에서 떨어져 면목이 없게 되었습니다마는, 출마와 낙선은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생의 계기 중 하나였지요. ‘원외 바닥’에서 이른바 ‘박박 긴다’는 의미를 절절하게 배웠습니다. 역시 ‘현장은 최고의 선생’입니다. 정치 입문하자마자 출마하고 떨어진 덕분에 사람으로서는 크게 자랄 수 있었던 거지요."

- 자기소개 란에 보면 ‘정치사회적 성향은 리버럴, 중도강경파, 실천파인 셈’이라고 하셨는데, ‘중도강경파’는 어떤 사람을 의미하나요?

"
선배이자 상관께서 20년 전 붙여줬는데, ‘중도’는 균형 감각이 있다는 것, ‘강경’은 원칙을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해석을 해주셨답니다. 그럴 듯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혁명파는 못되고 개혁파 정도는 되는 셈입니다. 듣는 귀가 있는 편이고, 가치를 지키는 끈기가 있는 편이지요. 논쟁을 마다않되 대안 수렴을 지향하는 편이고요. 그런데, ‘중도강경파’라는 말 대신 더 좋은 말이 없을까요?"   

- 저서 <남녀열전-파트너일까, 라이벌일까?>를 보면 인물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데, 사람에 대한 가치나 평가는 어떤 점을 주목해서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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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끝도 사람입니다. 사람에 가장 끌리지요. 우리 인생이란 ‘나는 누구인가, 왜 여기 있는가,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로 가는가’를 찾는 여행이지요. <남녀열전>은 그런 여정 중 하나였습니다.


그 책에서 사람은 딱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눠진다고 정의했는데, ‘매력과 쓸모’입니다. ‘만나보고 싶은가’와 ‘일을 맡겨보고 싶은가’로 해석해도 되고요. 저의 성향은 ‘쓸모’, 특히 ‘공인으로서의 쓸모’에 관심이 기우는 편입니다만,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의 ‘매력과 쓸모’를 발견하고 발굴하려 노력합니다. 이 책을 쓰면서 사람 보는 안목도 키워졌습니다. ‘매력과 쓸모’는 서로를 키우는 덕목이지요."    

- 평소 낙관적 인생관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요, 실패나 좌절을 했을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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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적이지는 못하고 ‘긍정적 인생관’이라는 게 맞는 표현 같습니다. 저 자신 ‘비관적 긍정론자’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세상이 녹록치 않음을, 세상이 극도로 사악할 수 있음을 치열하게 인식’하되 ‘대승적으로 인류는 선한 사이클로 발전한다, 그래서 인간성을 긍정한다’는 생각이지요.  


‘유쾌론자’구요. 어떤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노무현 대통령을 ‘유쾌하다, 용감하다’라고 하신 표현에 참 유쾌해졌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불쾌감, 모욕감, 참담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때가 꽤 많습니다. 용산 참사를 묵살하는 정권,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의미를 외면하는 정권, 유모차 엄마들까지 잡아들이려는 정권, 기득권의 탐욕만이 득시글대는 정권, 사람에 대한 예의가 무너지는 정권 등.


글쓰기가 마음 다스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새벽에 홀로 앉아 있으면 좀 가라앉지요. 최근 ‘108배 운동’을 하고 있는데 몸 건강 뿐 아니라 심호흡과 명상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걷기 올레도 도움 되고요. 요즘 관찰한 현상이, 낮에도 깊은 호흡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마음 다스릴 일들이 그렇게 많다는 증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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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지은 '제주올레' 길을 걷던 중 휴식중인 김진애 박사


- ‘제주 올레’ 작명을 두고 호평하는 이가 많습디다. 그 외에 또 이렇게 잘 지은 사례가 있습니까?

‘제주올레’는 정말 대히트라 기분 좋습니다. 뜻 좋고, 부르기 좋고, 역사와 미래가 통하고, 사람 냄새 나고...  


그만한 히트는 없는 것 같고요, 1994년 서울 600주년에 ‘서울학’이라는 말을 만들어서 서울시립대에 ‘서울학연구소’를 만든 것, ‘서울포럼’이라는 이름의 법인을 만든 것(1991년인데, 어떻게 그전에 서울포럼이라는 법인명이 없었던지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인사동의 ‘북인사마당, 남인사마당’도 이름이 잘 쓰이구요. 제 책 중에 <이 집은 누구인가>, <매일매일 자라기> <나의 테마는 사람, 나의 프로젝트는 세계> <서울성(性) - Seoulness> 같은 작명은 꽤 괜찮지요?


이름 짓기를 좋아합니다. ‘뜻 담는 행위, 화룡점정의 행위’지요. 원하시면 언젠가 무료 서비스 해드리겠습니다.^^ 무료로 해 드려야 채택이 잘되더군요."

-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계획,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전문가로서 여러 차례 비판적 글을 쓰셨더군요. 혹 청와대 쪽에서 고견을 듣기 위해 만나자는 제안을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혹 있었다면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얘기하셨나요?)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워낙 강경한 반대자이자 나름 내공도 갖춘 반대자이니 제스처로나마 가까이 하려 들까요? 그렇게 한다면 이명박 정부나 청와대가 아니겠지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시절부터 청계천 복원방식에 반대했었고, 시청앞 광장 조성방식에 반대했었고, 특히 ‘뉴타운 사업의 재앙성’에 반대했던지라, 아마 완벽하게 ‘찍혔을’ 겁니다. ‘뉴타운 사업의 재앙성’ 만큼이나 ‘4대강 사업의 재앙성’이 걱정됩니다. 뒷감당 비용, 사회비용이 너무 큽니다."



     - 국민 절대다수가 ‘4대강 사업’조차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가 이를 강행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도박’이겠지요. ‘청계천 사업의 영광이여, 다시 한 번!’ 하는 게지다. 가장 빨리 돈 풀 수 있고, 가장 손쉽게 지역 정치 장악할 수 있고, 가장 손쉽게 경기 부양할 수 있고, 가장 손쉽게 부동산 신화 기대를 유지할 수 있고, 가장 손쉽게 ‘스펙터클 사진’을 찍을 기대 때문이지요. 문제는 우리 국토, 게다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가장 예민한 ‘물 자원’을 가지고 하는 도박이라 문제인 것이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도박을 하니 끔찍한 거지요.


청계천은 복원도 아니고 성공도 아닌데. ‘청계천 성공을 떠받들었던 보수언론들’이 정말 무책임했었고, 지금도 ‘4대강 도박’을 지원, 묵인하는 보수언론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대통령 사업’이란 정말 위험합니다. 다른 정책 사업을 구상할 수 있는 역량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지만, 일단 4대강 사업을 강행하지 않으면 다른 것을 생각해 낼 역량이 생길 것이기에 관두게 해야 합니다. ‘강바닥 파헤치고 인공 보 만드는 운하성 내용’만 아니라면 ‘강 살리기 또는 물 살리기’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다른 창의적 내용이 가능하지요.(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공간정치’라는 용어에 대해 설명을 좀 해주시구요, 국내외를 막론하고 바람직한 ‘공간정치’의 사례를 몇 소개해주십시오.

"공간은 ‘의식주’라는 3대 필요의 한 축이고, ‘의·식’보다 훨씬 더 공공성이 강한 사회재이고 특히 한정된 자원배분에 관련된지라 정책의 주요 주제이지요. ‘국토정책, 지역정책, 도시정책, 주택정책, 공간복지정책, 공공 공간 정책, 각종 시설 정책’ 등이 다 ‘공간정책’에 포괄됩니다.


‘공간정치’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최근 정치(특히 선거)에서 공간 이슈가 극성을 떠는 현상 때문입니다. 개발공약이 과도해지고 거품이 잔뜩 껴요. ‘뉴타운 공약’과 ‘대운하 공약’이 대표적인데 자꾸 전염된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둘째, 공간의 자본화, 사유화 현상이 지나치기 때문입니다. ‘표와 돈의 나쁜 결합’이라고 할까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촉발했고, 이명박 정부는 나쁜 공간정치의 결과이자 진행형이기도 하지요.


자칫 공간정치는 점점 더 과열되고 나쁜 방향으로 치달을 위험이 큽니다. 공간 이슈에 대한 사회 관심이 높아지고, 정치인들은 휘황한 공간정치로 표를 얻고 싶어 하고 기업인들은 공간정치를 매개로 해서 돈벌이를 노리기 때문이지요. 자칫하면 이 과정에서 보통 시민들, 서민들, 중소상인들, 여성들, 아이들, 우리 사회의 90%의 시민들이 피해를 받게 되지요.


좋은 공간정치는 가능합니다. 경쟁력도 높고 삶의 질도 높은 유럽의 선진국, 예컨대, 네덜란드, 독일, 핀란드, 영국 등의 패러다임은 본받을 만하지요. 생태 존중, 자연 보전, 공간 복지의 형평성, 공공주택, 지역 균형, 인간 존중, 지속가능하고 관리비용이 적은 기술 활용 등 좋은 공간정치를 위해서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나쁜 공간정치는 이미 우리가 너무 잘 알지요. 부동산 거품, 자연 훼손, 고비용 개발, 에너지 과용, 대자본 편승 개발, 공공성 약화, 양극화 부추기는 개발, 약자 무시하는 개발이 무시로 일어나는 정책을 공약으로 정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자행되고 있으니까요. 가령, ‘뉴타운, SSM의 골목상권 침입, 대형 시설 위주, 대형 단지 위주의 개발은 전형적인 나쁜 공간정치 수단이지요. 하물며 4대강 살린다며 주변 유기농업을 쫓아내고 관리 비용만 늘어날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한심하구요.


좋은 공간정치에 대한 희망은 시민들의 생활 속 깨달음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구체화하여야 하고 전파되어야 하지요. 그런 작업에 힘을 쏟습니다. 전문인으로서나 블로거 정치인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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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공간정치 읽기' 표지 사진


- “부동산의 생산, 유통, 활용 방식을 총칭하는 우리의 부동산문화는 기형적”이라고 진단하셨는데, 한국에선 싱가포르처럼 주택 공공화 정책이 불가능한 건가요? (물론 좌파정책이라는 비난은 쏟아지겠지만요)

"
왜 불가능하겠습니까? 공공주택 재고가 10%도 못 미치고 있는 현실은 정말 창피할 정도지요.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은 채 5%가 안됩니다. 선진국 어디를 보십시오. 공공주택이 20% 내외입니다. 영국, 네덜란드 등이 최근 자가주택화를 추진하지만 공공주택 인프라가 그만큼 튼튼하기 때문이지요.


진정 선진사회를 지향한다면, 서민층에 대한 주거 안정, 생활근거 안정이 정책우선순위가 되어야 하지요. 공공주택은 그 수단 중 하나인데, 참여정부가 세운 ‘2030 플랜’에서 그 목표를 세웠건만 지금 흔들리고 있지요. 현재의 뉴타운 개발 방식은 서민층의 주거안정과 생계 근거를 깨는 아주 나쁜 방식입니다. 동네를 흔들면 결국 자본가와 더부살이 하는 관료와 이권 정치인들만 살판납니다. 공공주택 개념 이상으로 공공 동네, 공공 도시 개념이 필요한데, 이것은 좌파정책이 아니라 복지사회를 위한 공공정책입니다."

- 서울광장을 열기 위해 시민단체에서 조례 개정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 가장 바람직한 서울광장 운용방안은 어떤 방식이라고 보십니까?

"
처음부터 그렇게 ‘잔디 독재’할 공간으로 만들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잘못된 유산 중 하나지요. 통제의 씨앗을 안고 태어난 광장, 연이은 ‘서울광장 차벽 봉쇄’를 수수방관하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딱합니다. 게다가 ‘광화문광장’도 더 통제를 강화하려 들지요?


전제는 딱 하나입니다. 광장을 활짝 열어 자유롭고 평화로운 표현의 자유를 높일 것. 서울시 조례개정 운동에 찬성합니다. 헌법 정신을 위배하는 과도 행정이지요. 그런 조례를 방기하는 오세훈 시장이 과연 법조인 출신인지 가끔 의심이 갑니다. 아무리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눈치를 봐야 한다 하더라도, 실망스럽습니다. 작년 촛불집회 직후에 과단성 있게 바꿨어야 하는데...


일단 조례개정운동으로 ‘허가제’를 폐기하고 난 후, 첫째, 서울시에서 ‘도심광장시민위원회’를 운영하면 좋겠군요. 시민 대표성이 필요하지요. 둘째, 지금의 독점적 공간체계도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 서울광장의 동그라미 잔디광장 자체가 독재적이예요. 다양하고 작은 집회들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체계가 필요합니다. 셋째, 서울광장 뿐 아니라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그리고 여의도광장, 대학로 등의 공간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하는 틀이 필요합니다.


광장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축복하고 즐기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를 막는 대학 내 광장도 있으니 참 한심한데, 광장 정신은 결코 누를 수 없습니다."  

- 엊그제 인사동엘 갔더니 안국동쪽 입구를 막고 도로를 온통 파놨더라구요? 인사동길 설계자로서 당초 인사동길을 어떤 컨셉으로 설계하셨나요?

"저도 한 달 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원설계자인 저에게 한번쯤 문의했을 만도 한데 말이지요. 2000년 탈바꿈한 인사동길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차도 측 전벽돌 포장이 자꾸 깨져서 관리가 힘들고 특히 하이힐 신은 여성들, 유모차 가족의 불만이 컸는데, 사실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차를 못 다니게 하면 되는 거지요. 인사동이 워낙 사람들이 붐비는 전통 동네라서 곧 그렇게 될 것이라 예측했었는데, 이명박 서울시장이나 오세훈 시장이나 그거 하나 못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바닥포장을 다 바꾸고 있더군요. 두껍고 평평한 돌로요. 그런데 유감입니다. 왜 보도 측까지 다 바꾸는 건지요? 보도 부분은 지금 전벽돌로도 평평하고 걷기 괜찮거니와 관리가 쉬운 이점이 있거든요. 지난 10년 보면 가게 앞 공사가 잦은데, 쉽게 치웠다 다시 깔면 되고 빗물도 스며들게 해놓았는데, 지금 하는 공사를 보니 큰 돌을 고정시키고 있더군요. 그렇게 고정하면 지속가능한 방법이 못되지요.


데없이 돈 들인다는 생각, 지속가능한 방법을 고민하지 않는다는 생각, 원설계자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오세훈 시장이 내년 디자인 세계축제를 준비하면서 싹 바꾸고 싶었던 거겠지요. 좋은 전통은 아니라고 봅니다. 2000년에 33억 정도 예산이 들었는데(땅 밑 하수관, 전기, 상수 정비에 30여 억 들었고), 지금도 쓸 만한 길이고 조금만 바꾸면 될 공간을 왜 그리 싹쓸이로 세금 들여 바꾸어야 하는지요? 그럴 돈 있다면 인사동 안쪽 골목길을 가꾸면 좋을 텐데. 2000년에 예산 제약 때문에 유일하게 한 골목만 전벽돌을 깔았는데, 그다음에 전혀 후속이 없더군요. 사실 인사동은 인사동길 본류보다 골목길 안쪽이 더 중요하거든요. 12개의 큰 골목, 12개의 작은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 안이 진짜배기랍니다. 여하튼 싹쓸이 정비는 문제입니다. 과시적이고 세금 낭비적지요."  


     
- ‘김진애, 국회의원 아닙니다’라는 포스팅까지 하셨는데, 의원직 승계 건은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나 보죠?

"지난 7월 9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정국교 전 의원이 대법원 판결 전 사퇴하지 않아서 현행법상 민주당은 의석 하나를 상실했습니다. 현재 헌법소원을 낸 상황입니다. ‘공직선거법 제200조 제2항 단서규정인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 불가에 대해서 지방의회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이 났고, 국회의원 부분에 대한 판단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지난 1월에 정국교 의원이 사퇴서를 냈고 제가 승계한다고(했다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지요. 그래서 ‘김진애, 국회의원 아닙니다’라는 포스팅도 했었구요. 지금도 저를 국회의원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난감하고, 대외활동에 지장도 받습니다."  


-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개각 때 국토건설부장관(혹은 환경부장관)으로 입각을 요청한다면 수락할 용의가 있습니까? (혹 어떤 전제조건만 해결된다면 조건부로 갈 수도 있나요?)

"
상상력이 높으시군요!^^ 그럴 리도 없거니와, ‘철학이 맞고, 가치관이 맞아야 팀이 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내각은 팀이 되어야 하는데, 공유하는 철학과 가치관이 있는 것인지, 이명박 정부 내각에 대해 의문이 많지요. ‘강부자’ 내각이라는 비판 외에도, 이명박 정권에서 장관들이 지나치게 ’손발 도구화’ 되는 현상은 우려됩니다."

- 2005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는 정치인으로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감이라고 보시는지요?

"그 대목은 2002년 제가 월간 <말>지에 쓴 글에서 딴 것인데, ‘2002년에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정치인 박근혜’가 ‘2009년 현재는 후한 평가를 받는 정치인 박근혜’가 되었지요?


2002년 썼던 뜻은, 당시 한나라당이 ‘박정희 후광효과에 기댄 들러리, 표몰이 인기’로만 여기는 행태, 그리고 언론도 주로 그런 식으로 쓰는 현상이 한심해서였지요. ‘자업자득’이라고 박근혜 전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 2004년 총선 이후, 2007년 대선 경선 이후, 그리고 이명박 정권이 허우적대는 지금 대통령 후보 박근혜의 위상은 확실해졌지요.


저는 이명박 대통령을 ‘대통령 감’으로 봤던 적이 없습니다. ‘공인의식이 없다, 공인 훈련이 안됐다, 정책 마인드가 약하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상대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는 ‘훈련된 공인의식을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다만, ‘콘텐츠가 다가오지 않는다, 정책 역량과 국정 역량이 있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최근 ‘미디어법 직권상정하면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폭탄을 던졌지만, 대승적인 행보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구요.


‘대통령 감이다’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다릅니다. 정치역학 상. 저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3가지를 주문하곤 하지요. ‘박정희 시대의 과에 대한 직시, 적극적인 정책 행보, 그리고 지나친 정치공학적인 계산에서 벗어날 것’, 글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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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자문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성과보고차 청와대를 방문한 김진애 박사(왼쪽부터 이용섭 당시 건설부장관, 노무현 대통령, 김 박사, 07년 8월)

- 최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업적 가운데 잘한 점 하나와 아쉬운 점 하나를 꼽아주십시오.

"“노무현 대통령을 길게 또 깊게 존경합니다.” 제가 공석에서 해온 말입니다. “노무현과 같은 인물과 같은 시공간에서 산다는 게 참 좋다.” 제가 사석에서 해온 말이지요.


어떤 비판이 있던 간에, ‘참여정부’가 지난 반세기 정부 중 가장 성실하고 가장 탁월한 성과를 거둔 정부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대과가 없다고 봅니다. 물론 비판받을 정책들, 시행방식도 있었습니다마는,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고 핵심 의제 설정을 잘했지요. 소수파, 비주류라는 한계, 세력이 없다는 한계, 보수언론들의 질시, 기득권층들의 무시 때문에 ‘인기가 없었다는 죄’는 분명 있습니다.


가장 잘한 점은 ‘민주 절차 존중 노력’입니다. 법률가 출신이라서 그런가, 민주주의 소신이 강해서 그런가,  ‘절차주의 강박증’이라 할 정도로 시스템과 절차를 지키려한 것이지요. 물론 답답할 적도 있었습니다마는.^^ 권력을 휘둘러 주기를 기대하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가장 아쉬웠던 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 아닐까요? 그래서 ‘마음대로 한다면 한명숙 총리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목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오연호의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중에서)


참여정부에서 아쉬웠던 점을 저는 ‘맵시’라고 표현했었습니다. 참여정부의 많은 중요한 정책들과 국민과의 소통이 ‘맵시있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지요. 주류 언론과의 불화 때문에 그런 아쉬움이 증폭되기도 했습니다마는, ‘국민을 상대로 대승적인 안목을 끈기있고 부드럽게 설명하는 노력이 더 있어야 하지 않는가’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대통령의 진정성과 성의를 느끼면 결국 다수의 국민들은 감복하니까요. 여하튼 노무현 대통령은 현직에 있을 때에도 무척 인기 높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하기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국민의 선택을 끊임없이 강조한 것이 국민을 피곤하게 한 점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깨달은 시민’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았다고 할까요? 하지만, 이제 그 시민의 깨달음이 높아지고 있지요. 결국 시간은 노무현 대통령 편입니다."  


     - 끝으로 질문지에 없지만, 꼭 보태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면 자유롭게 하십시오.

"
웹 예찬론자이지만 역시 사람은 눈을 맞대고, 어깨를 맞대고, 무릎을 맞댈 때 기가 돌지요. 멜 인터뷰라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양해하시고, 언젠가. 그렇게 맞댈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7월 하순에 제 새 책 <도시 읽는 CEO>가 출간됩니다. 관심 부탁드립니다. 좋은 도시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관심이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 장황한 인터뷰에 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답하는 시간에 유쾌할 수 있었습니다. 성찰의 시간도 되었고요. 감사합니다."


    Posted by 정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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